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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념의 사색 짓무른 낙엽, 아무도 없는 산길, 습한 바람에 머리를 축이며 구름이 번지는 산길을 걸었다. 가지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마음에 걸리지 않는 생각들로만 혼자 어둠 속을 걷고자 했다. 발걸음 세지 않는 무념의 사색을 즐기다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나란히 앉았다.. 바람이 시간 같이 지나가고... 길을 걷는 시간도 바람 같이 지난다.. 반딧불이 떼 같은 도시의 먼 불빛엔 갖은 소리들이 묻혀 있겠다.. 소리를 벗어나 마주친 고요에 익숙하던 풍경이 새삼스럽다.. 젠장,..,.,.,., 요즘 나는 .... .. 심심해 죽겠다... ., ,. , 더보기
전택부 선생님 전택부 (1915~2008) 내 어린 기억으로는 저녁을 먹고 어머니가 설거지를 마치고 나면 온 식구들이 느긋하게 바닥에 기대어 보던 "사랑방중계".. 그때의 난 잘 알아듣지 못하는 “어른”들의 세상사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 차분하고 밝은 목소리로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데 가끔은 나도 따라 웃었던 기억이 나. 내가 제일 기다렸던 건 전택부 할아버지의 이야기였어.. 원종배 아저씨가 “오리 전택부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시겠습니다.” 하면 웃음 그득한 영감님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는 친절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알아 듣기 쉽게, 간단하게 이야기 잘 해 주셨는데.. 난 유난히 그분을 좋아 했었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던 기억이 나. 문득 그분의 소식이 그리워 찾아 보았을 때는 이미 별이 되셨다고 하더.. 더보기
옥탑방고양이 고니... 나랑 한달 정도를 같이 살은 녀석이다..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놀다가 해가지고 내가 돌아오면 그제서야 나른한 기지개를 켜고 가느다란 소리를 내던 녀석이다. 고니...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기분 좋았던 녀석이다.. 한바탕 법석으로 청소하고 정신 어지러운 저녁을 함께 먹고 나면 느릿느릿 숨바꼭질 같은 술래잡기를 하자고 조르던 녀석이다. 고니... 옥상에서 마지막으로 내려가던 날 참 많이 미안했단다. 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간 참치 통조림이 미안했단다. 같이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심심하게 많이 해서 미안했단다. 나도 많이 슬프고 아쉬웠단다. 그런게 이별이란 거야.. 미워해서 그런게 아닌데도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 언젠가 다시 만나면 짧았던 시간을 다시 기억하겠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