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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que

옥탑방고양이


고니... 나랑 한달 정도를 같이 살은 녀석이다..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놀다가 해가지고 내가 돌아오면
그제서야 나른한 기지개를 켜고 가느다란 소리를 내던 녀석이다.
 
고니... 가르랑거리는 소리가 기분 좋았던 녀석이다..
한바탕 법석으로 청소하고 정신 어지러운 저녁을 함께 먹고 나면
느릿느릿 숨바꼭질 같은 술래잡기를 하자고 조르던 녀석이다.
 
고니... 옥상에서 마지막으로 내려가던 날 참 많이 미안했단다.
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간 참치 통조림이 미안했단다.
같이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심심하게 많이 해서 미안했단다.
 
나도 많이 슬프고 아쉬웠단다. 그런게 이별이란 거야..
미워해서 그런게 아닌데도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
언젠가 다시 만나면 짧았던 시간을 다시 기억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