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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허드렛일

아직 아무것도 심지 않았지만 농장을 꾸미기 시작한지 좀 있으면 2년이 된다.. 이제 뭐라도 좀 심어야 하지 않겠냐고 채근하지만.. 난 아직도 허드렛일을 주로 하고 있고.. 미리 해둬야할 허드렛일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흙과 물이 햇빛을 받으며 나무를 길러 줄테니.. 난 먼저 흙을 다듬어 놓아야 겠다.


오래전 선인께서 심어 놓은 나무들은 어느덧 웅장하게 자랐다. 참으로 운치있는 유산이다. 소나무가 남동쪽에 위치한 탓에 오전에는 넓게 그늘을 드리우고.. 그 아래 대나무와 잡초가 뒤엉켜 자라 어지럽다. 소나무 아래를 다듬으면 한결 보기에도 좋고.. 일하다 막 쉬기에도 좋은 곳이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비 맞는데 쌓아 놓고 몇년 지나면 다 썩어 없어질테니.. 애써서 치울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파쇄해서 정리하면 농장 만드는 시간을 이삼년 단축시킬 수 있겠다. 그래서 오늘.. 대나무는 파쇄하고.. 잡목 동가리 들은 한군데로 모아 버리기로 했다. 지난 여름의 생각을 오늘에서야 실행한다.



몇년째 썩고 있는.. 아직도 흙으로 돌아가지 못한 나무들의 사체를 엔진톱으로 잘라 조각 내었다. 장난감 같은 덤프카트를 자동차 견인고리에 연결하고 폐목들을 가득 실어 한곳으로 모은다. 빈수레가 요란하다지만 .. 빈 수레도 무겁다.. 게다가 나무 모으는 곳은 오르막길의 끝에 있다. 덤프카트 구매강추!!. 



어느새 나무가 되어가는 잡목은 엔진톱으로 베고... 여러해 살이 잡초들예초기로 정리... 수북히 쌓여 있던 마른가지들은 파쇄기로 정리하면.. 오~ 분위기가 괜찮다. 그러다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다..


농업폐기물... 부직포는 너무 무거워 치울 엄두가 안나고... 덤불 밑 몇년 묵은 폐비닐을 엄청 캐내었다. 폐비닐은 모두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렸다. 허드렛일이었지만.. 결과에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농사용 전기.. 전봇대 자리를 정하는데 일주일을 고심했다. 편하게 사용하려면 경관을 해치고.. 경관을 살리면 편리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경관을 최대한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작은 전봇대(쇠파이프)가 설치되어 참 다행이다. 허드렛일을 할 수록 앞으로 해야할 허드렛일이 계속 늘어만 간다. 이상한 일이다..



자연주의 경관농업을 위한 허드렛일.. 河海不擇細流.. 언젠가는 Noix de H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