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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임시캠프


집도 절도 없던 곳에 농장터를 잡으려니 당장에 농기구를 보관할 장소가 마뜩치 않아…
한동안은 온갖 기구들을 트렁크에 싣고 다니며.. 차는 점점 흙투성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루터기에 앉아 쉬거나.. 점심을 먹다가.. 어느날 방부목 탁자를 하나 마련했다.  이제 제대로 앉아서 쉴 수 있고.. 톱날을 갈기도 하고..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되어서 어찌나 좋든지.. 커피는 꿀맛이었다.

 

 

하지만 장비들 하나둘 늘어나면서 통나무로 터를 잡고 비좁은 틈에다 장비들을 보관했더랬다.
비오면 물 고이고 비 그쳐도 올라오는 습기에.. 이래저래 쌓아놓고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천막 한장 펼칠 자리도 없었는데.. 숲을 정리하면서 그나마 자리가 좀 생겼다.. 그렇게 지내기를 1년 반... 비바람 세찬 날엔 천막이 날아가 버리는 건 아닐까.. 염려스러웠고.. 염려하던 일은 종종 일어났다.

 


건물 외장재로 쓰이는 현무암 자투리를 보이는대로 주웠고.. 얻기도 하고.. 한동안을 부리런히 모았다.
가로 3.3m 세로 2.2.. IBC 케이지 두개 넓이만큼 짜맞춰 깔고 .. 수평은 대강대강 맞추었다. 오~

(작업 중 사진이 없어서.. 3월 18일 바닥을 새로 작업하면서 찍은 사진.. 왼쪽의 짜맞춘 모양이 다르다)

 

 

케이지를 옮겨놓고.. 카라비너와 전선으로 천막을 고정하고.. 드럼통도 비 안맞게 두고..
가로 지지대에는 주머니를 매달아 잔잔한 것들을 넣어두고.. 작업복 걸이로도 쓴다.

 

 

이제 뭔가 정리된 느낌.. 펼쳤다 덮기도 수월하고.. 비와도 빗물에 천막에 물이 고여 쳐지지는 않겠다. 하지만 심어놓은 묘목도 뽑아가는 세상인데.. 어떻게 얄팍한 천막 한장으로 천적들을 막을 수 있으랴...


 

높은데서 내려다 본 모습.. 현무암을 더 넉넉하게 깔아야 비바람 세찬 날에도 흙이 튀지는 않겠다.
세찬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좀더 튼튼하게 고정하고.. 안전장치를 단단히 하며 한동안은 쓰겠다.

 

Noix de Haman.. 여전히 볼품은 없지만 생각하는 농장의 모습에 점점 가까워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