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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목적규모

화초를 가꾸는 것은 참 좋은 취미.. 매일아침 출근하기 전 물 주는 기분도 좋고.. 비오는 창가에 내 놓아도 좋다.. 꽃 피고 잎 지는 걸 보며 계절을 느낄 수 있어 좋고.. 거실에 베란다에 옮겨가며 키울 수 있어 좋다. 예쁜 것이 보이면 하나 더 사기도 한다. 그러다 화분이 스무개 정도 되면 물 주고 가꾸는 일 외에도 성가시고 불편한 일이 생긴다. 내가 게으른 탓에 어느날 화초가 말라 죽더라도 속은 상한다.


내 성향에 잘 키울 수 있는 화초는 몇개까지 인지.. 처음에는 알지 못한다.. 호두나무도 그렇다..


10그루.. 보편적인 텃밭 규모의 호두농장은.. 삽, 괭이, 낫, 호미, 예초기와 같은 소형 농기구만 있어도 너끈하다. 농장가는 날이 기다려지고 .. 평소와는 다른 일상이 서툴지만 완전 재미있는 놀이터다. 호두열매가 돈이 되든 돈이되지 않든... 나무가 건강하고 기분이 좋으면 만족스럽고 좋다. 좋은 취미다.




50그루.. 수확과 나눔의 상상에 기분 으쓱하지만.. 규모에 맞는 농장비가 필요하다.. 농기구로만 하기엔 규모가 크고.. 농장비를 사기엔 규모가 작다. 소형 내연기관 농기구가 필요하고, 농자재 구입을 위한 자잘한 지출이 신경쓰인다. 취미도 아니고 직업도 못된다. 주말농장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고단하다. 



100그루.. 혼자 다 관리하기엔 확실히 벅찬 규모.. 정해진 시기나 계절에 맞추어 일을 마치려면 일손을 빌려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헛고생이 된다. 수입의 상당부분이 농장관리에 쓰인다. 이만하면 버리기도 아깝고, 계속하기도 힘겨운 그런... 호두농장 관리는 매일매일의 생활이 되고 일의 분량은 늘어난다.



300그루.. 대부분의 체력과 시간이 농장관리에 쓰인다. 얼마의 수입이 생기기도 하지만 매사의 결정에 손익분기를 생각지 않으면 수입이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 더 큰 수입을 위해서는 농장규모를 늘려야 하는데 더 큰 장비를 사야하기 때문에 대출이 필요하다. 행복? 취미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