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ə|strɑ:nəmi

우주의별빛과 지구의불빛



Canon EOS 10D, 80mm, ISO 100, f34, 30sec, 2009년 6월 13일 20시 21분.

밤하늘의 별빛을 고스란히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시간이나 날씨는 차치하더라도 요즘의 밤하늘은 너무 밝기 때문이다. 교외로 나가더라도 먼산 너머로 서울의 불빛이 넘어 오기 때문에 밤하늘은 오히려 빨갛게 보인다. 우주의 별빛은 지구의 불빛을 성가셔 하는것 같다. 그래서 은하수도 안보이게 숨어 버린걸까... 

원래는 진한 쪽빛의 밤하늘에 별도 두개 쯤 총총한 것을 기대했으나.. 생각했던 밤하늘 빛을 찾지는 못했다.  적당히 찍고.. 효과도 적당히 넣고.. 모른척 해 버릴까도 싶었지만.. 지구는 둥글고 밤하늘은 붉은걸.. 오히려 초저녁에 찍어봄이 더 나을것 같아 "푸른저녁 다시오마.." 하고 걸음을 돌렸었다. 게다가 기대하고 갔던 첫날밤엔 난데 없는 봉변으로 잠만 설치고 돌아왔었다.

결국 이튿날 토요일.. 예정에 없던 근무를 마치고.. 다시 군포로.. 그러나 오후부터 점점 흐려지는 날씨.. 도착해서도 좋은 사진을 건지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이 가면서도 들었다.. 흐린 날씨에 조리개값 줄이고 색온도를 어제보다 낮추고 노출은 더욱 길게 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색느낌이 한결 차분하게 나왔다. 하늘에서 조금 밝게 보이는.. 그래서 구름처럼 보이는 부분이 사실은 구름이 없는 부분이다.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