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ə|strɑ:nəmi

달빛 여울져 흐르는 그늘


Canon EOS 10D, 80mm, ISO 200, f5,6, 6sec, 2009년 5월 10일 01시 58분.

허생원이 봉평리 메밀밭을 지나 동이와 함께 개울을 건너던 때가 달밤이었고, 황수건이 담배를 퍽퍽 피우며 성북동 골목길을 내려오던 때도 달밤 이었다. 나도향은 새벽 그믐달의 처연함을 몹시 사랑하였으며 김동리는 온밤을 비추는 보름달의 가득함을 사랑했다. 윤오영이 허연 수염의 노인과 막걸리를 한번에 마셨던 날도 달이 참 밝던 밤이었다. 그렇듯 우리문학에서의 달빛의 정서는 호젓하고 섬세하며, 청아하여 사랑스러운 것 이었다. 나도 달빛을 사랑한다.
재개발이 난무하는 2009년..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오래된 골목길처럼 언제나 정겹다..
여전한 달빛에 반해 구름에 달 가듯 50리 길을 걸었고, 이틑날은 꼼짝 없이 온종일 앓아 누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