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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관찰일기

 

장마는 소강상태.. 어제 퇴근 후 농장에 잠시 둘러보러 갔더니 염려대로 바랭이풀 천국이다... 바랭이의 생육형태는 두가지.. 서서 자라는 직립형 바랭이.. 업드려 자라는 포복형 바랭이.. 직립형 바랭이는 생장경합적 조건에서 키 크게 자라고.. 포복형 바랭이는 비경합적 조건에서 세력을 확장하며 자란다.. 포복형 바랭이는 마디를 형성하고 그 마디마다 뿌리가 자란다.. 상당히 돌격적인 생육방식이다.. 



토끼풀은 직립형 바랭이의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포복형 바랭이는 맹렬히 세력확장 중이다..


 

바랭이는 농업유해생물이다. 이름이 왜 Large Crabgrass 인지 알겠다.. 꽃 피고 새씨앗 뿌려지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허리를 굽히고 포복형 바랭이를 뽑으면서 잡초전쟁 전초전에 제초제를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풀의 체적이 커지면 뿌려야 할 풀약의 양도 많이 들테니.. 로타리 친다고 될 일이 아니라.. 장마 그치는 대로 약을 쳐야 한다.. 토끼풀 작전 폐기.. 들묵새(Festuca myuros) 검토중.. 작전변경...?

 

 

땅 갈아엎고.. 맨 땅에 토끼풀씨 왕창 뿌리면.. 이내 토끼풀 언덕이 되겠지... 순진한 바램이었다.. 땅 속에 숨어있던 온갖 영양번식체들 이때다 싶어 한꺼번에 덤벼들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처음 시작하면 한 2년 동안은 아무것도 심지말고 헛농사하듯 땅만 계속 다듬자 계획했었는데.. 나 스스로 세운 계획조차 지키지 못하고.. 무어라도 심고싶은 마음이 앞선 결과.. 공연히 토끼풀 씨만 희생하게 된 셈이다.

 


난 끊임없이 뽑아내지만.. 아까시 나무도 끊임없이 올라온다.. 밑줄기를 힘있게 잡고 잡고 천천히 당기면 밑줄기가 툭 말끔하게 빠진다.. 하지만 원뿌리는 땅밑에서 계속 자라.. 머지않아 새순은 또 올라 올것이다. 끝이 없다.. 심지어 끊어진 뿌리조각에서도 새순이 올라온다. 뿌리의 잔여체를 완전히 캐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아까시 나무 새순들의 산발적인 도발은 앞으로 한 3년 동안은 이어질것 같다. 


게다가 자리공 군락지 발생.. 작년 씨앗송이 떨어진 자리마다 그대로 다시 피었나 보다. 벌써 열매 맺는 것들이 있다.. 씨앗 여물기 전에 잘라내야 한다.. 장마에 흙이 무른 탓인가.. 어린 자리공 밑줄기를 잡고 천천히 뽑으면 뿌리째 빠진다.. 보이는 대로 뽑아내자...

Noix de H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