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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새발의피

여름부터 잡목들 잘라내... 아무렇게나 쌓아두었던 것이 이렇게 되었다.. 이런 곳에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라도 할 수 있기는 할까? 이러다 마는건 아닐까? 잘라낸 나무덤불 한가득.. 곳곳에 아까시 나무 그루터기들... 가슴둘레보다 큰  아까시 나무 그루터기도 세개.. 확신도 없이.. 무작정 터고르기를 시작한 것이 지난 늦겨울.. 

잡관목들 대충 잘라 땅에 파묻고.. 땅고르기 작업 직후.. 모양은 다듬어 졌지만.. 나무뿌리는 아직도 어수선하게 정리되지 않은 느낌.. 마치 큰짐만 대략 옮겨놓은 이삿든 첫날 같다... 길따라 심어 놓은 느티나무가 빈약하다... 여기는 그냥 주차장.. 캠핑장.. 공원.. 텃밭으로 쓰고 싶다... 감나무밭 풀들이 자라기 시작할 무렵... 어느 봄날.. 

나무뿌리들은 튀어나온 부분만 잘라내고.. 비탈면에 잔디씨 뿌리고... 코아네트 덮어주고.. 흙고르기 작업은 현재도 진행형.. 하지만 표도 안나는 날림공사.. 다 때려 칠까 싶은데... 삐죽삐죽 솟아 오르는 잡초.. 얼른 마무리하지 않으면 여기도 잡초밭이 된다... 얼른 서두르자... 마음 급한 늦봄..

표면의 흙을 걷어내며 보니... 잔돌이 엄청 많이 보인다.. 땅 속엔 더 많이 묻혀있다.. 겉모양만 밭이다. 알고보면 돌밭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기를 몇차례.. 지표면의 흙도 제법 다져진 상태... 어느순간... 잡초가 자라나기 시작한다.. 얼른 마무리 해야 한다.. 안그러면 잡초들이 다시 미친듯 올라오는.. 어느새 여름인가... 

일견 보기에는 많이 정리되었다... 내 마음엔 벌써 아내와 딸이 와서 놀고 있는데.. 하지만 아직도 돌고르기 작업은 한참이다.. 비탈면 잔디들은 아직도 정착하지 못했고... 느티나무는 제법 자란다.. 이상태로 호두나무를 심기에는 아직 뭔가 많이 부실하다... 저 돌들을 가지런히 다시 놓고 돌 뒷편으로 맥문동과 도라지를 심어보자... 둘 다 관상용이다. 그나저나 이런 새발의 피 같은 것도 개간이라 할 수 있는가? 

2016년 9월 4일.. 미약하게 자라던 잔디와 토끼풀들은 모두 다 말라서 죽어버렸다. 토양유실의 정도가 염려된다. Noix de H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