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관수시설이 없는 노지에 농장을 준비하다 보니 자연현상과 주변지형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특히 비오는 것에 민감하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 물이 흘러가는 현상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장마철에 대비하여 물이 고이지 않도록 물길을 만들어야 하고.. 흘러 없어지는 물을 모아야 한다.. 빗물도 자원이고 경제적 가치가 있다..
비의 형태에 대해 알아보자.. 이슬비: 지름 0.5mm 이하의 물방울이 지속적으로 고르고 느리게 내리는 것.. 약한비: 시간당 2.5mm 이하. 보통비: 시간당 2.5~7.6mm. 강한비: 시간당 7.6mm 이상 내리는 것.. 폭우라고도 한다.. 강한 비가 오면 빗물이 전부 땅속으로 스며들지는 않는다.. 땅에 스며들지 못한 비는 지표면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흐를 것이다..
예사로 보아 왔었는데.. 농장에 붙은 구거지역에 강한비가 내리는 때에만 물이 흐르는 마른계곡이 있다.. 이 물을 이용해서 IBC 탱크에 빗물을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 빗물을 이용하기 용이하도록 배수로 정비해야 한다.. 덤불 사이로 아무렇게나 흐르던 물길이었는데.. 지난 봄.. 덤불을 베고.. 고랑을 파고.. 수박만한 돌들로 엉성하게나마 물길을 만들었다. 물길 모양대로 물이 흘러주길 바랬었는데...
2016년 7월 3일.. 오늘도 장마.. 강우량 49.5mm.. 오늘도 마른계곡에 물이 많이 흘러가겠다.. 맑은 날에 하기는 어려운 일.. 비오는 날 꼭 해야 할 일.. 마른계곡 정비.. 계곡 돌들 사이에 흙이 메꿔져 있어서 거기서 자라나는 풀들이 펌프설치하기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마른계곡 물길 자리에 풀이 덜나도록 흙을 치우고 돌을 다듬어 놓아야 한다.
자연적인 침식작용을 이용해 묵은 흙을 치울 계획이다.. 물길을 적당히 돌려 자갈은 떠내려 가지 않고.. 흙만 씻겨갈 정도로 물을 흐르게 한다 .. 그렇게 마른계곡 형태를 다듬을 수 있다.. 생각대로 될까 싶은데... 과연 자연현상은 순리대로 작용한다.. 괭이로 흙과 함께 자갈을 뒤적여 주니 자갈 사이로 묵은 흙들이 씻겨 나간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운반작용을 해주고 거기에 약간의 인력을 더하니 수월하게 진행된다..
말끔한 돌들로 선녀탕 처럼 새로 쌓아 두었다.. 물이 제법 고여 흐르는 속도가 좀 느려졌다.. 오늘 작업은 여기까지.. 세시간 걸렸다.. 전화기를 두고 오는 바람에 사진은 못찍었다.. 물소리와 빗소리가 듣기에 좋아서 한참을 들었다. 이날은 장맛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세시간 가량.. 일을 했다. 7월 5일 퇴근 후 농장에 잠시 들러 찍은 사진.. 처음과 비교하면 참 많이 좋아 진것 같다...
9월17일 추석명절 후 남부지방 200mm 가량의 많은 비.. 이렇게 많은비가 온것이 처음은 아닐테지만 흐르는 것을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메마른날 물길을 다듬어 놓고 물이 흐를때 결과를 확인한다. 다듬어 놓은 대로 흘러가는 것을 보니 모양이 그리 나쁘진 않고.. 기분이 썩 괜찮다..이런 계곡이 매일 같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비오는날이라도 이렇게 시원스런 물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물길을 만들어 주는 돌들이 떠내려 가지 않아야 할텐데...
수로관 내부에 수격펌프(Hydraulic Ram Pump)를 만들어 설치하면 빗물이 흐르는 날에는 흘러가는 빗물을 자연히 모을 수 있겠는데.. 동영상을 보면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일단은 이 사진 가지고 배관자재 상가에 가서 놋쇠재질로 준비하자.. 유효한 낙차를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펌프를 만드는 것도 문제.. 설치하는 것 문제.. 탱크와의 거리 약 60m.. 높이 약 4m... 낙차 및 설치법 확인 후 제작!!
http://buildarampump.com/?page_id=14
Noix de Ham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