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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언젠가는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싶은데... 숲길을 따라 살랑살랑 산책이나 하고싶은데... 초원은 여기 없고.. 가파르기 그지 없는 여기는 산이다.. 산이지만 뭐 문제될 건 없다.. 만만한 곳을 조금 편편하게 다듬어 농장으로 만들면 되겠다.. 그래 그러면 되겠다... 그거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산을 다듬어 농장을 만드는 일은 참 힘들다.. 산을 다듬어 농장을 만드는 일이 힘든 이유는 여기는 어쩔 수 없이.. 바로 '산'이기 때문이다. '산'이라는 지형적인 특성이 힘든 이유다. 사면을 평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평지로 만들기 위해 줄어드는 경사각도만큼 어딘가에는 경사각이 높아지는 곳이 생기기 때문이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데..평지에서는 물이 고여 스며들지만.. 경사각이 낮은 곳에서는 물이 천천히 흐르고 경사각이 급한 곳에서는 세차게 흐르게 된다. 그리고 물이 세차게 흐르는 곳은 침식작용이 발생하여 뜻하지 않은 국소적인 지형변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국소적인 지형변화는 지형이 안정될 때까지 확대된다..이러한 과정은 매우 오래동안 천천히 진행된다. 그래서 다듬어야 한다.


하지만 산을 다듬어 농장을 만드는 일은 참 힘든 일이다.. 산을 다듬어 농장을 만들기로..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자본을 투자를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자본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몸으로 다 때워야 가족들이 편안하다. 영차영차 힘을 낸다...



하지만 몸만으로는 다 때울 수 없다. 금새 골병이 들기 때문이다.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 하더라도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나의 경험으로 지식을 얻기도 하고.. 타인의 경험으로 지식을 얻기도 한다. 골병을 얻으면 안된다.



참 고달픈 일이다. 해야 할 일을 알겠는데.. 이대로 하면 된다는 걸 알겠는데.. 끝을 보기가 힘들다. 마치 끝이 없을 것만 같고.. 이러다가 그냥그냥 끝날 것만 같다. 연일 계속되는 삽질에 골병이 날려고 한다.. 해도해도 표시도 안나는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은 참 공평하다.. 지금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느냐에 따라 지금부터 어떤 시간을 보낼 수 있느냐가 공평한 곳.. 그곳이 산이든 농장이든... 섭리대로 만들어 놓으면.. 뒷일은 시간에 따라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그럴 것으로 믿는다. 



지금 나는 시작도 안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Noix de H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