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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도시농부


할아버지는 논이 있었지만 농부는 아니셨고, 아버지도 농사를 업으로 하지는 않으셨다. 그렇게 나는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나지는 않았다. 나는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병원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병원행정/기획 비슷한 일을하고 있다. 그런던 어느날 부터는 농사일을 하겠다 나는 결심하였다. 나 같은 시작을 한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닐텐데.. 나는 농부가 되는 것을 선택한 도시사람들의 방법과 결과가 늘 궁금하였다.



농사 한번 지어본 적 없는 도시사람이 농업을 하면 어떤 모양이 될까?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까? 새로운 방식은 시행착오의 과정이 되어 결국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짓게 될까? 처음부터 고전적인 방법을 답습하게 될까? 농사법이나 농기구의 형태는 1000년 전과 비교하여 거의 변함이 없어 보이고.. 다만 개량된 품종을 정리된 경지에서 내연기관 기계로 경작하는 정도..로 나아졌지만 농업의 모습은 여전히 고단해 보인다.

 

 

도시농부들은 알고 있는게 많다. 과거에는 없었지만 지금은 있는 것, 컴퓨터.. 인터넷.. 휴대전화.. 태양광 발전.. 외국어.. 새로이 생겨난 많은 것들을 알고있다.. 하지만 수매가.. 가뭄.. 병충해.. 자재비.. 인건비.. 대출.. 농업농민들이 가지는 염려에 대해서는 낮설다. 이제 시작하는 40대의 도시농부들은 그런 생소하고 고단한 염려꺼리들을 다 감당해 낼 수 있을까? 내 얇은 손바닥에 노란 굳은살이 박히기 시작하면서 흐린 걱정도 함께 생긴다.


Noix de H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