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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x de Haman

호두농장-잡초전쟁(반간계)

경관농업.. 생산성이 다소 낮더라도 농장을 거닐며 사색할 수 있는 농장.. 씨를 뿌려 발로 밟고 친구를 기다리는.. 수확까지의 과정이 휴식이 되고 문화가 되는.. 혹은 농장 그 자체의 정경이 가치있는.. 울타리도 장식이 되고.. 멧돼지와의 전쟁 마저도 에피소드가 되는 그런 농장.. 경관농업.. 경관농장.. couple of kids running in the yard.. 도시농부의 로망이 아닐까.. 그 경관농업을 어렵게 만드는 제1의 난관이 잡초라고 생각한다.. 잡초방제는 힘들다.

 

묘지 벌초대행이 약 10만원 선이니.. 1500평 농장 전체의 풀관리 비용은 얼마나 할까? 일단은 인건비만 1회에 100,000원 이상으로 생각된다. 게다가 교통비 왕복 20,000원, 점심 7,000원, 예초기 감가상각 연료비 3,000원.. 합계 13만원 가량의 직간접 비용이 발생한다.. 이런 비용이 1년에 5회 가량 소요될 것이다.. 65만원.. 10년이면... 650만원... 차라리 초기의 초생재배에 20만원 가량 투자하여 1년에 1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관리하는 것이 목표다. 

 

 

영양생식의 전형적인 유형같아 보인다.. 이 부분은 억새풀이 자라고 있던 자리인데.. 흙을 깊이 뒤집지 않고 걷어내었다.. 5월22일 작업했고.. 관찰한 날이 6월21일 이니.. 한달만에 씨를 뿌린 것 처럼 잡초가 다시 빽빽하게 나 있다.. 뿌리의 잔존물이 발아한 것으로 보인다. 다년생 잡초의 영양번식은 공포 그 자체다...영원히 죽지 않는 것이잖아...

 

 

마음에 드는 공고를 놓치고 하도 심란하고 아내에게 미안하여 퇴근길에 바로 농장으로 갔었다.. 비가 많이 와서 풀들이 자라기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옷을 갈아입고.. 농장을 둘러본다. 토끼반 풀반이다. 그나마 지금처럼 키 작은 잡초라면 다행인데 만약에 억새같은 것 이라면 난 망했다.. 무엇이건 간에 여기는 비 그치는 대로 풀약 쳐야 한다.. 토끼풀밭으로 만들어야 한다...

 

 

치렁미렁 미친년 풀어헤친 머리처럼 자라는 바랭이풀.. 모양이 아주 정떨어지게 생겼다.. 아주 진절머리가 난다.. 어린 토끼풀들이 힘겨워 한다.. 바랭이든.. 왕바랭이든 그래도 다행인것은 한해살이 풀이다. 씨앗 맺히기 전에 뿌리 뽑으면 관리될 것 같은데... 보이는 대로 괭이로 캐내고 있다... 장마 후에 미친듯이 올라온단다... 박멸시키자..

 

 

고사리 혹은 고사리 처럼 생긴 풀.. 이것들이 드믄드믄 예쁘게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드믄드믄 옮겨심기 해야한다. 고비처럼 벌어지지 않으면 계속 길러야 겠다.. 어째 소담하게 피어있다.. 보기에 좋다..

 

 

머위(Petasites japonicus)..  쌈나물로도 먹는다 하지만 내게는 잡초다.. 뿌리가 아주 고약한 잡초다.. 이 배추보다 얆은 이파리가 어찌나 질긴 뿌리를 뻗고 있는지... 괭이로 파내고 있다.. 복수의 의미로 먹어는 보겠지만 앞으로도 머위는 좋아하며 먹지는 못할거 같다.. 뽑아내다 보면 하얀 영양성장체 뿌리가 보이기도 한다.. 그런 것을 캐낼때 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풀의 이름은 잘 모르겠다.. 이 풀 역시도 크게 자라 보기 싫다.. 뿌리채 캐 내고 있지만 왠지 또 날것 같다.. 쑥도 보이는데 아주 징그럽다... ㅎㅎㅎ 쑥국.. 쑥떡.. 쑥버무리..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다.. ㅎㅎ 웃긴다..

 

 

드문드문 보이는 이 새싹들은 어떤 잡초가 될지 궁금하다.. 지금은 토끼풀과 경합을 하는데. .나중엔 어떻게 될지.. 나는 모르고 있다.

 

 

토끼풀밭 가득한 경관농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토끼풀.. 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여 부디 이 언덕을 평화롭게 점령해야 한다.. 토끼풀 씨앗을 드믄드문 뿌려 주었다.. 2차 파종이다. 토끼풀이라도 다만 잘 자라면 좋겠다.. 트랙터 섭외해서 밭 갈고 돌 골라야 할텐데... 나무 심고나면 밭을 갈 수 없다.. 나무 심기전엔 밭을 갈아야 한다..

 

Noix de Ha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