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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I am.

Amazing Chinism

 

어느날 우연히 北京.. 북경.. 베이징.. Beijing..에를 가게됐더랬다. 중국은 세번째 이지만 베이징은 처음이다... 처음보는 베이징이 나에게 말을 건넨다.. "어서와... 베이징은 처음이지..?"

 

 

어딜가나 비슷한 행색.. 비슷한 체취.. 비슷한 표정.. 우리와 별반 다를 것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보았다.. 누군가와는 저렴하게 닮은 구석도 있는 것 같다.. 이수근씨 요즘 어디서 뭐하나 했더니...

 

 

가는 곳 마다.. 있어야 할 곳에 있는 사람들과.. 가야 할 곳으로 가는 사람들..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천안문 근처 지하도 였는데 담배꽁초 하나.. 일회용 컵 하나 버려진것 없더라... 거짓말 같았다.

 

 

여태 중국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치고 좀처럼 영어를 쓰는 걸 못봤다. 그러나 .. 오 ~ 놀라운 일... 베이징 공안이 외국인에게 묻는다. "Do you speak english?" 외국인은 태연히 "Yes.."라 답한다. 

 

 

한국은 관광지 마다 형형색색의 아웃도어 브랜드 일색이다.. 중국은 그런게 없어 마음이 편하더라.. 옷이 보이는게 아니라.. 경치와 한 색의 사람이 보이더라. 사람이 만든 만리장성은 사람과 섞여 그 풍경이 완성되는 듯 하다.

 

 

물론 인터넷엔 더 잘나온 사진들이 가득할 테지만 누구나 나만의 만리장성 사진 한장 쯤 가지고 싶은거다. 그래야 누가 보든 내가 그곳에 있었음을 인정해 줄 테니깐...

 

 

그곳 사람들은 말투가 소란스럽긴 해도 요란스러움 없이 발자국만 남기고 다녀 간다. 그저 왔다가.. 그냥 가는거 같다.. 그 와중에 목소리가 유난한 한국 사람들 몇 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지만 기념사진이 없다. 사진 찍히기를 내켜하지 않는 성향탓이다. 왜냐면 나는 못생겼기 때문이다. 못생긴 얼굴을 사진으로 찍으면 두고두고 남는다.. 볼때 마다 괴롭다.. 

 

 

그래서 북경성의 중심점에서 얼굴사진 대신 발사진을 찍었다. 솔찍히 발도 그리 예쁜편은 아니지만.. 얼굴보다는 발을 보여주는 편이 더 났다. 맨발로 찍었어야 하는데... 아쉽다...

 

 

어느거리... 나에게는 이름없는 거리... 시내를 걷다가 가게 창 안쪽으로 뭔가 주렁주렁.. 대롱대롱.. 허여멀금한 것 이 눈에 띈다. 희안하게도 그 허여멀금한 것이 나의 관심을 끈다.

 

 

가까이 가 보니 허여멀금한 건 오리다... 어제 저녁 까지만 해도 괜찮았을 오리들이 오늘은 벌거벗겨 져서 매달려 있었다. 어떤건 머리도 채 떨어지지 못한 불쌍한 오리들이다. 삶이 무상하다.

 

 

맛이 들기 전의 생 베이징-덕... 베이징-덕이 될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맛 없어 보인다.. 난.. 베이징-덕.. 그다지 입맛에는 맞지 않더라...  말린 오리 같이....

 

 

아마도 여기에 들어가면 베이징-덕이 되는거 같은데.. 나 말고도 누군가가 궁금한듯 들여다 보더라.. 궁금한건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여기사람 이나 거기사람 이나 다 비슷한가 보다...

 

 

그림 같지는 않지만 저마다의 색갈로 사는 사람들... 닮은 구석 없어도 비슷한 방법으로 사는 사람들.. 다른 길을 걸어도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 무표정하게 창밖을 보면서 난 상념에 잠긴다. 

 

 

보잘것 없어 보여도 좋아하는 것과 소중한 것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소중하다 생각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들의 마음.. 그렇게 한마디로 요약하기 힘든 삶의 방법.. Amazing Chinism.. 

 

일기에 목적이 있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