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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que

Conspiracy Theory


음모론자의 특징은 하나의 사건이나 현상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 집요하게 조사하는 한편 결국 주관적 해석에 의해 결론을 짓는 우를 쉽게 범한다는 거야.. 그들은 발생한 사건과 주변의 연관성을 찾아내는데 탁월한 소질이 있으며, 확실한 물증 없이도 정황적 배경에 의해 개연성을 유추하는 능력이 뛰어나.. 게다가 입증이 곤란한 추론에 대한 반박에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으로 역공격하는 재주도 있지... 아마 누군가 원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필요하다면 그들은 앨비스에 의한 JFK 암살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 가지가 넘는 정황적 증거를 수집 할 수 있을 걸..

경제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볼 때 음모론은 역사실적(Counterfactual) 가설제시와 추론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하며, 근본적 원인 파악과 궁극적 해결책 제시와 같은 생산적 지식 활동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는.. 한 마디로 부정적 견해에 의한 비경제적인 지적 활동이란 말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한한 것은.. 음모론이 꽤나 매력적이란 거야.. 한편으로는 그럴 듯 하거든.. 게다가 그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은 펠리칸 브리프를 읽는 것 만큼이나 진지하기도 해.. 간혹 “OOO게이트” 란 기사의 영화 같은 뉴스를 보기도 하잖아... 지금의 국면은 분명히 의심해 볼 만 하고 또 충분히 의심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해..

용역업체와 결탁한 경찰의 살인진압, 유족의 동의 없는 강제부검, 불만족스런 검찰조사, 다섯 구 의 주검 앞에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정부.. 당연한 수순인 듯 청계광장과 용산으로 집중되는 촛불과 여론.. 또 누군가는 옷을 벗겠지..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갈등은 점점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갈거고.. 더이상 새로울 것 도 없는 진부한 정치적인 시퀀스.. 거짓말쟁이의 포커페이스를 보는 듯 난 화가 치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