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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que

숲길에서의느린산책



다니던 길로만 다니던 나.. 겨울이 여울지는 십이월의 어느 하루는.. 문득 낮선 길을 가고 싶었다.



그 흔한 Navigation도 하필이면 그날은 갑자기 되지를 않아 결국 난 아무렇게나 찾아가야 했다.



마침내 도착한 그곳에서 Cavalleria Rusticana의 Intermezzo를 생각하며 천천히 길을 지난다.



그곳엔 나무가 참 많았다.. 이끼가 핀 오래된 나무들이.. 맨손으로 쓰다듬어도 말없는 나무들이.. 



나무들은 나를 아는체 해 주지도.. 위로해 주지도 않았지만.. 난 오히려 그게 더 마음이 편했다.



이름이 알려진 절이 있어 잠시 들어 갔다가.. 구름이 산을 넘는걸 바라보고는.. 그냥 나왔다..



눈이 덜 내린.. 혹은.. 눈이 덜 녹은.. 차가운 숲길에서의 느린 산책은 코끝이 시려 더 좋았다.

물음표를 달지 않아도 답을 아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묻지 않는다.
답은 이미 알고있기 때문이다. 적자생존이라는 정글의 지독한 법칙. 
땀을 흘리며 먹이를 먹는 것 도, 피를 흘리며 먹이가 되는 것 도..
다.. 나의 몫인걸.. 난 떠나기 전 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지금 어려운 이유를..